오늘은 조세희 작가의 단편소설이며, 스테디셀러인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라는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작가는 1975년 발표한 작품인 칼날을 시작으로 1978년 작품인 에필로그까지 총 12편의 단편들을 묶어 연작소설로 발표하였습니다. 연작소설 12편 중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한 편만 제13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이 책은1970년대 대한민국 도시 빈민층의 삶을 통해 좌절과 애환을 다른 작품으로, 1970년대 후반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하층민의 고통을 간결한 문체로 쓰였으며 독자들은 제목을 줄여 난쏘공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책 소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도시 재개발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난장이 가족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1970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으며, 도시재개발로 밀려난 서민 가정의 고통을 그려낸 작품이다.
소설은 낙원구 행복동으로 그곳에 살고 있는 난장이네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난장이인 아버지는 수도 파이프 수리공으로 생계를 잇고, 어머니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 나가고 있다. 또, 수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우등생이었으나 가정 형편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인쇄소에 나가는 두 아들 영수와 영호, 그리고 막내 영희. 이렇게 다섯 식구로 이루어진 난쟁이 가족은 철거 계고장을 받는다.
물론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지만 가난한 철거민들은 입주할 돈이 없다 보니 재개발 사업으로 집이 철거될 위기에 처해진다. 행복동 주민들 대부분은 입주권을 팔아서 변두리나 시외로 세를 얻어 나갔지만, 영수네는 세든 사람의 전세금을 내주고 명희네에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해서 입주권 값이 조금이라도 더 오를 때까지 버티고 있는 중이다.
명희는 난장이의 막내딸인 영희의 친구이자 영수와 미래까지 약속한 사이었으나, 가난에 쪼들려 다방 종업원, 버스 안내양, 골프장 캐디를 맴돌다가 임신까지 하게 되어서 자살을 하고 만다.
마침내 난쟁이네도 기다린 보람이 있었던지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입주권이 팔려서 빌린 돈 십오만 원을 갚고도 십만 원이나 남는다. 그들도 대부분의 철거민들이 몰리는 성남으로 이사 가기로 결정을 한다. 그날 난쟁이 아버지와 막내 영희는 집을 나간 후 소식이 없다. 아버지는 체력이 떨어져 일을 나갈 수 없게 되면서부터 친구를 따라 서커스 무대에 선다는 환상을 가지게 되었고, 집을 빼앗겨야 한다는 충격과 겹치며, 집을 나가게 된 것이다. 영수와 영호는 백방으로 수소문하였으나 찾을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세 식구만 이사를 떠났다.
한편 영희는 자기네 입주권을 사가지고 간 부동산 브로커 청년을 따라가고 얼굴이 예쁜 영희는 그에게 농락을 당하게 되고, 그의 비서 겸 동거인으로 같은 아파트에 머물게 된다.
입주권을 되찾을 기회를 엿보던 중 영희는 그의 금고를 뒤져서 입주권과 약간의 돈을 꺼내 그 집에 들어갈 때의 복장으로 도망쳐 나온다. 그 길로 그녀는 주택공사로 달려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모든 수속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왔으나 가족들은 이미 떠난 뒤였다.
집에 돌아온 영희를 맞이해 준 사람은 가족이 아니라 이웃인 신애 아주머니였다. 신애 아주머니한테서, 아버지인 난장이는 굴뚝에서 떨어져 자살을 했으며, 남은 가족들은 성남으로 이사 갔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놀란 영희는 쓰러진 채 깊은 잠에 빠진다. 꿈속에서 가족들을 만난 영희는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죽어 버려.'라고 큰오빠에게 말한다. 그래, 죽여버릴게. 꼭 죽여. 그래, 꼭, 꼭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제목은 무엇을 쏘아 올린다는 것은 희망의 의미인데 소설의 내용은 반대로 어둡고 무겁다.
소설은 연작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단편 소설이지만, 장편소설 같은 긴장과 이완을 동시에 추구하는 작품으로, 전반적으로 문장의 호흡이 짧고 묘사도 간결하다. 작가는 원고 집필 당시에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손바닥만 한 수첩에 글을 썼기 때문이라고 하였는데 이런 이유로 완성된 문장의 간결체가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 되었다.
이 책을 읽은 독자의 후기...
작가는 발간 30주년(2008년) 기념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도 청년들이 이 소설에 공감한다는 사실이 괴롭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작품은 소외 계층을 대표하는 난쟁이 가족의 삶을 통해 산업화 시기 도시 빈민의 삶과 그 아픔을 그린 소설로 읽는 내내 무겁고 아팠다. 다른 독자들의 생각들은 어떠한 지 몇 가지 소개해 드리자면,
현대 사회의 빈곤층들이 봉건사회의 계층 구조를 대물림하고 있는 것 같다.
언제 읽어도 가슴이 먹먹하다.
난쟁이 일가의 삶을 통해 빈부의 갈등과 노사의 대립이 화해 불가능하게 된 과정을 치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사회적 문제점을 환기시키는 데만 호소력을 지닌 게 아니라, 문학에서만 가능한 정서적인 힘을 강하게 갖고 있다.
현대 사회의 인간은 본질을 외면당하고 단지 수단으로만 이용당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작가는 난쟁이 일가로 대변되는 가난한 소외 계층과 공장 근로자들의 삶의 조건과 모습을 파헤침으로써 70년대 이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였던 우리의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유명한 글귀...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린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엄마는 왜 우리들 옷에 주머니를 안 달아주지? 돈도 넣어주지 못하고, 먹을 것도 넣어줄 게 없어서 그렇지?
엄마, 이게 무슨 냄새지?
고기 굽는 냄새란다. 우리도 나중에 해 먹자. 나중에 언제?
아버지도 씨종의 자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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